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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상식

탈레스가 우물에 빠진 날

by freewind 인문 2023.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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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스가 우물에 빠진 날

 

아트앤스터디       지식메일        2012. 02. 02

 

 

'철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그리스 철학자 탈레스(Thales, BC 624? ~ BC 546?)

아르케(arche)에 대해 최초로 이야기한 사람이다.

아르케란, 쉽게 말해서 '세계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를 구하는 개념이다.

 

최초의 철학자들이 아르케라는 개념을 궁금해한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인지 모르겠다.

고대의 사람들은 자연과의 투쟁 속에서 살아남아야 함과 동시에 자연의 품에서 의식주를 해결해야만 했으니 말이다.

따라서 인간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는 자연에 대한 호기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들은 이 세계의 근본 물질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한다. ‘이 세계의 근본 물질이란 대체 무엇일까?’

 

이때 탈레스는 외친다. ‘물이다!라고.

 

탈레스가 아르케를 물이라고 생각한 이면에는 당대의 지리적 요건이 크게 작용한 듯 보인다.

사람의 사고는 늘 지리적 요건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고대에는 지금보다 지리적 정보가 상대적으로 빈약하였는데,

아마 고대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만을 토대로 세계를 그려냈을 것으로 추측된다.

탈레스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는 그리스의 식민지 소아시아의 밀레토스 출신이었는데, 그 주변은 온통 지중해의 바닷물로 덮여 있었다.

다시 말해, 탈레스는 지중해의 환경에 완전히 길들여진 사람인 것이다.

이러한 그에게 지구는 너른 바다 위에 떠있는 하나의 섬일 뿐이었다.

 

 

예언자 탈레스?

 

이집트에서 천문학을 배워 온 탈레스는 늘 밤하늘의 별을 보며 길을 걸었다.

그날도 어김없이 하늘을 쳐다보며 귀가하는 중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 앞을 보지 못한 탈레스가 그만 마을 어귀에 있는 우물에 빠지고 말았다.

너무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던 탓이었다. 그러자 그걸 옆에서 지켜본 탈레스의 시녀가 중얼거린다.

 

한 치 발 앞의 일도 모르면서 하늘의 일을 알려고 하나? 쯧쯧.’

 

이는 오늘날 처자식을 고생시키면서까지 진리를 쫓는 철학자를 비하하는 데 쓰이곤 한다.

 

 

 

하지만 그의 노력이 결코 헛된 것만은 아니었다.

열심히 밤하늘을 연구하던 탈레스는 어느 날 이렇게 말을 한다.

"오는 522일에는 낮에 밤이 온다."

낮에 밤이 온다니?

당시 사람들은 드디어 탈레스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그의 말이 엉뚱한 소리가 아님을.

그는 바로 달이 태양을 가리는 '일식'을 예언했던 것이다.

 

이집트에서 천문학 기술을 배운 유학파답게 탈레스의 예언은 보기 좋게 적중했다.

그의 말대로 정말 낮에 밤이 온 것이다. 사람들은 모두 놀랐다.

 

 

그 중 특히 놀란 사람들은 소아시아의 라디아 왕국과 메디아 왕국 병사들이다.

이 두 나라는 5년간이나 전쟁을 지속해 왔다.

522일 그날도 어김없이 두 나라는 열심히 싸움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창 전쟁에 열이 오를 때쯤 갑자기 밤하늘이 어두워지는 것이다.

놀란 병사들은 모두 땅바닥에 엎드렸다.

'에구머니 이게 무슨 조화냐?', '우리가 너무 오래 전쟁을 해서 하늘이 노하셨나 봐', 등등

여기저기서 두려움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양측의 왕도 겁에 질린 건 마찬가지였다.

 

".. 메디아 왕... .. 하늘이 노했나 보구려."

 

"... 아무래도 그런 것 같소... 우리..."

 

두 왕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휴전합시다."

 

라는 말을 남기고 각자의 나라로 꽁무니를 뺐다.

 

나중에 이 소식을 들은 탈레스는 이런 말을 한다.

 

우리가 사는 세계의 모든 현상에는 원인이 있소. 이 일식은 전쟁에 대한 신의 분노가 아니오.

우연히 달이 태양과 지구 사이에 위치했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라오.

일식은 지상의 우리들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소.”

 

탈레스가 우물에 빠진 데는 다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 Written by nilnilist (nilnilist@artnstud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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